공자는 일생에서 중요한 세 가지 만남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부모와의 만남이요, 둘째는 스승과의 만남, 마지막 세 번째는 친구나 배우자의 만남이라고 했다. 이처럼 인생을 사는데 만남은 중요하다. 특히 친구와의 만남을 중요시하는 고사성어가 있다.

관포지교(管鮑之交)는 진정한 우정 진정한 친구나 동지 사이를 일컫는 말이다. 현대적의미로는 동지나 동료의 의미로 확대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춘추시대에 살던 ‘관중’과 ‘포숙’이라는 두 사람은 많은 것을 함께 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절친한 친구였다. 두 사람이 젊은 시절 같이 장사를 할 때 항상 관중이 더 많은 이익금을 가져갔다.

하지만 포숙은 관중의 집안이 더 어렵고 돌봐야 할 식구가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크게 불평을 하지 않았다. 이후 두 사람은 제나라의 관리가 되었지만 관중은 세 번이나 파면되었는데, 늙고 병든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관중은 전쟁이 벌어지면 어머니가 혼자 남게 되는 것이 걱정되어 전쟁터에서 달아났기 때문이다.

관중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포숙은 여러 사정 때문에 뜻을 펼치지 못하는 관중을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자신이 모시던 군주 소백에게 관중을 천거했다.

“전하께서 제나라에 만족하신다면 신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그러나 천하의 패자가 되고자 하신다면 관중 외에는 인물이 없을 것입니다. 부디 그를 등용하십시오.”

그렇게 관중은 소백의 재상이 되었고, 이후 명재상 관중의 보좌를 받은 소백은 제나라 환공에 올라 춘추 5패 가운데 한 사람이 됐다. 그 후 관중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를 낳은 이는 부모님이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

나의 약한 모습을 부끄럼 없이 편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친구.
내가 힘들고 괴로운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친구.
일평생 동안 이러한 친구를 단 한 명만 만들 수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 할 정도로 자기를 알아주는 친구란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친구의 의미는 여러 가지다.

치과계에도 많은 만남들이 있다. 특히 기자들은 취재를 하면서 참으로 선생님들을 만나게 된다. 또한 무엇보다 독자들과의 만남은 보이지 않는 강한 힘을 준다. 힘들고 괴로운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친구 바로 독자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여성치과의사가 30%이지만 대부분 기자가 만나는 치과의사의 70%이상은 남자치과의사다. 최근에 번지고 있는 미투운동으로 성별을 논하기도 어려운 것은 여자가 아닌 바로 남자들이다. 그만큼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최근 기자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에서 더욱 분명한 것은 진정한 독자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자부심이다. 기자로서의 의무, 어떠한 공권력이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기사를 쓸 수 있는 것은 바로 독자들이 그 진실을 알아주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만남. 관포지교같은 만남. 그것이 바로 기자와 독자와의 만남이기를 가을을 기다리는 설레임으로 다시 한 번 꿈꾸어 본다.

 

 

김선영 기자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했으며 치과의료정책 전문가 과정 1기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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