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 없이 상담을 할 때 보통 환자들은 내 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 내 중국어가 유창하지 않기도 하거니와, 외국인인 나의 어법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중년남자의 입에서 유치원 아이 수준의 말이 띄엄띄엄 새어 나온다고 상상해보면 쉽게 납득이 간다. 또한 치과 임플란트 환자들은 대체로 나이가 얼마큼은 되는 분들이기도 하다. 가는귀가 어두울 연배일 테니 말이다. 병원 내에서 내가 하는 중국어는 기껏해야 기초적인 의학용어들 위주다. 이미 상당 부분 표준화가 되어있어, 나와 얼마 정도 함께 일하고 나면 어렵지 않게 소통이 된다. 어떤 상황
# 진료과정과 의료 사고의 발생 경위상담 요청 내용신청인(여/40대)은 2017년 9월 턱관절, 두통, 목, 어깨 통증을 주소로 피신청인 의원에 내원하여 양측 턱관절 콘빔 CT 촬영 후 과두마모 중등도(양측)로 확인됐고, 턱관절 내장증으로 진단받아 양쪽교근신경차단 교근이완축소술을 받았다.일주 일 뒤 우측 교근은 정상이나 좌측 교근 시술 부위에 혈종이 발생하여 시술부위에 고여 있는 혈액 8 cc를 흡인, 2일 뒤 좌측 교근에 고여 있는 혈액 4 cc를 흡인했다.2017년 10월 좌측 하악 종창을 주소로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목
서로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다 보면 상대방을 책망하게 된다. 자신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면 책망하는 마음 없이 일을 할 수 있다. - ≪한비자(韓非子)≫ 편엄마 뱃속에서부터 핸드피스를 들고 치과의사(이하 ‘치의’)로 태어난 사람은 없듯이 처음부터 리더로 태어난 이는 없다.개원의라면 ‘경영, 인적자원관리(HR)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런 나라는 없다.
만 18세의 나이에 몸의 70%에 3도 화상(표피, 진피를 넘어 피하지방층까지 손상이 파급된 형태로 전층화상이라고도 함)을 입고 3년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도대체 어떤 생각이 들까?나라면 ‘올해 수능시험은 물 건너갔네. 자동으로 재수생이 되는 건가?’, ‘다시 농구할 수 있을까?’, ‘일주일 중 7일을 만나던 친구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등등 갖가지 상념들이 머릿속을 맴돌 것만 같다. 그리고 볼썽사나운 몰골과 마르지 않는 진물로 인해 자존감이 바닥으로 추락했을 것이다.앞서 이야기한 악몽같은 상황을 실제로 경험
중국에 있는 동안 많은 나라의 의사들을 만났다. 프랑스, 일본, 미국, 대만, 홍콩,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 독일, 시리아 등등 그야말로 글로벌 하다. 그들은 중국 전역에서 각자의 솜씨를 뽐내며 각축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다들 개인적으로 들어와 있는 거기는 하지만, 나라의 이름을 걸고 활약하기에 각국의 외교사절이나 다름없다.나도 국가대표는 아니지만, 민간외교관으로 살고 있다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병원 내 외부, 신문, 인터넷 상에 노출되는 프로필 사진들에 항상 태극 마크가 붙어 다
샤오인이 선양 병원에 왕주런(王主任, 왕 주임)이라는 사람이 새로 부임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주런은 나를 안다고 한다. 예전에 베이징에서 내 진료에 참여했다고. ‘누구지? 베이징만 해도 내가 진료에 관여한 병원이 네댓 개는 되는데. 대체 어느 병원 누구를 말하는 거지? 왕 씨는 기억이 없는데.’ 출장 첫날 출근해서 막 진료 채비를 하고 있는데 누가 나를 찾아왔다. 들어오며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가만 보니 낯이 익다. 동남향의 창으로 테두리 한 그녀의 흉상 둘레로 햇살이 눈부시게 부서진다. 4년 전 베이징이다. H 한중 합작 의료기업
저자 정재승, 김호 출판 어크로스 출간 2011.03.07. 군자의 허물은 마치 해와 달이 일식이나 월식을 일으키는 것과 같아서 누구나 다 보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을 고친다면 사람들은 모두 그 용기를 우러러 본다. - , 자장(子張) 의료분쟁 또는 의료갈등 상황을 직면했을 때 미국의 의료진 및 병원 측이 꽤나 오랫동안 고수해 온 전략은 ‘부인하고 방어하 라(deny and defend)’였다. 환자 측의 이의(異議) 제기로 인해 분쟁 또는 갈등이 표면화 되는 순간 담당의사 대신 대리인인 변호사가 전면에 나서며, 해당 의료
저자 김범준출판 위즈덤하우스 출간 2018.11.01.추천인: 죽파치과 김병국 원장 말이 남긴 상처는 칼이 남긴 상처보다 깊다. - 모로코 속담학술적 차원의 정식 용어는 아니지만 치과계에서 널리 통용되는 용어가 있다. ‘가망 없는 치아(hopeless tooth)’가 바로 그것이다. 영어를 줄여서 단순히 ‘hopeless’라고 더 많이 사용된다. 심한 잇몸병(치주염), 치근파절 등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발거해야만 하는 치아를 칭하는 용어다. 방사선및 임상검사를 통해 가망없는 치아로 판단되는 경우 치과의사 (이하
고요한 원장은 경북에 개원하고 있는 치과의사다. 필명을 사용하고 있는 고요한 원장은 치과의사이자 작가라 할 수 있다. 본 지는 15회에 걸쳐 고요한 원장이 중국을 오가면서 느꼈던 진료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치과의사로서의 삶과 애환을 통해 잔잔히 그려가는 그의 논조는 공감을 느끼게 할 것이다.(편집자주) 공항, 항구, 기차역은 만남과 헤어짐의 장소이다. 떠나고 도착하며 갈아탄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어로도 터미널, 스테이션 같은 공용의 이름을 가진다. 동시에 각각의 장소는 내 안에 결이 다른 이미지들로 채워져 있다. 노랫말과 책 속 그
고요한 원장은 경북에 개원하고 있는 치과의사다. 필명을 사용하고 있는 고요한 원장은 치과의사이자 작가라 할수 있다. 본지는 15회에 걸쳐 고요한 원장이 중국을 오가면서 느꼈던 진료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치과의사로서의 삶과 애환을 통해 잔잔히 그려가는 그의 논조는 공감을 느끼게 할 것이다.(편집자주) 오늘이 이번 다롄(대련, 大连) 출장의 마지막 날이다. 다롄은 랴오닝을 대표하는 도시다. 앞서 언급한 선양이 행정 주도(主都)이면 다롄은 경제 주도라 하겠다.다롄은 고구려와 당나라가 오랜기간 패권다툼을 벌였던 랴오동(요동) 지역의 남쪽
고요한 원장은 경북에 개원하고 있는 치과의사다. 필명을 사용하고 있는 고요한 원장은 치과의사이자 작가라 할수 있다. 본지는 15회에 걸쳐 고요한 원장이 중국을 오가면서 느꼈던 진료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치과의사로서의 삶과 애환을 통해 잔잔히 그려가는 그의 논조는 공감을 느끼게 할 것이다.(편집자주) 랴오닝성(요녕성, 辽宁省)은 중국의 동북 3성 가운데 랴오동(요동, 辽东) 반도를 포함하는 서남부 일대의 행정구역이다. 베이징을 위시한 중국 본토와 연결하는 관문역할을 하는 요충지이다. 일제가 이곳을 대륙 침략의 교두보로 사용했고, 러일
변똥의 불빛처럼 빠르고 급함을 일컬어 굽어 성화)라 일컫는다. 나이가 들면 인생이 화살처럼 지나간다 한다. 산이 물 위에 거꾸로 매달려 있고, 한 사나이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신문 스크랩 속에서 찾아낸 2014년 11월 7일 자 조선일보 31 면에 신문에 실린 '산수화 속으로 들어간 우리의 일상" 이란 글과 제목이 눈에 꽉 들어찬다. 2014년 "끝없는 내일 전에 출품된 유근택 작가의 '산수 떠내려온'의 작품 속의 사나이가 되어 자연을 느껴본다. 물 위에 비친 산이 마치 거꾸로 매달려 있다. 물은 고요하고 산처럼 말이 없다.
첫새벽에 길은 우물물을 정화수라 하여 물의 으뜸으로 친다. 주로 우리 어머니들의 정성이나 약을 달이는 데 쓰인다. 입에서 나는 냄 새를 없애고 얼굴빛을 좋아지게 하며, 눈에 생긴 군살과 눈병을 치료해주는 효험이 있는 약물이라 하여 정화수(水)라고도 한다. 이런 우물 가운데서도 물맛 좋고 시원한 우리나라 조선시대 우물 중에 최고의 우물은 창덕궁 후원에 있는 어정(御을 으뜸으로 친다 어정은 창덕궁 후원 깊숙한 곳에 인조가 팠다고 전해지는데, 종묘 동쪽으로 흘러 청계천에 합류하는 궁궐 내 명당수로 임금은 이곳에서 신하들과 더불어 술잔을
가을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덜컹거리며 꼬불꼬불 산길을 누비는 버스가 그립다. 자전거로 숲길을 가르며 와닿는 시원한 바람이 좋고, 파란 하늘을 가라서 는 비행기의 느낌이 목화솜처럼 부드럽다.때로는 둘레길을 걸으면서 직접 땅을 밟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마음껏 소리칠 수 있는 여유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한다. 자연과 벗하면 늘 겪는 일상으로 지루하기만 할 터인데 삶이란 그늘에 옥죄어 스스로 내가 갖고 있는 자유를 구속하고 그 속에서 이며 허덕이며 산다.그래서 나는 여행은 간 큰 남자의 위대한 걱정이라 한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만으로 기대
“큰 사랑을 받는 덴탈뉴스로 성장하길”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박태근입니다.매주 월요일에 만나는 신문, 기분좋은 덴탈뉴스를 지향하는 ‘덴탈뉴스의 창간 6주 년 ’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2015년 창간한 덴탈뉴스는 짧은 창간 기간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기획보도와 발빠른 최신 치과의료 관련 정보와 내용을 제공하여 치과의사 회원과 치과계 가족들에 게 큰 사랑을 받는 치과전문지로 성장했습 니다.지난 6년 동안 지금의 덴탈뉴스를 만들기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김선영 대표님과 기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지난 7월 출
벼 모종들이 한낮의 뜨거운 여름볕을 온몸으로 맞고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며 어느새 황금 들판을 이뤘다. 곱디 고운 생명의 초록빛을 뽐내던 벼꽃이 햇빛과 물, 그리고 바람을 자양분 삼아 여름을 훌쩍 지나 성숙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구고 있다.자연의 힘은 그런 것이다. 스스로 견디고 때가 되면 숙일 줄 알고 때가 되면 다음을 위해 스스로 자신을 놓아버린다. 얼마 안 있으면 나무들은 단풍으로 울긋불긋하게 옷색을 갈아입고 올 한해 마지막 산의 화려함을 장식할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의 변화는 자연에 대한 시간의 믿음이다. 계
이른 아침 발길을 서둘러 뒷산을 오르다보니 나팔꽃과 호박꽃이 담을 타고 곱게 피어 있다. 보랏빛 나팔꽃은 새색시처럼 수줍은 듯 담 사이로 숨어 피어 있고, 황금빛 호박꽃은 담을 넘어 엄마의 선한 얼굴처럼 활짝 웃고 있다.아침 바람이 쌀쌀하게 느껴지는 만큼 푸른 빛 소나무도 청량하기보다는 외로워 보인다. 성급한 밤송이는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땅위에자신의 속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아직도 제 짝을 찾지 못한 매미소리는 온 힘을 다해 자신이 여기에 있음을 알린다.“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성철 스님의 법어처럼 모두가 아침에 깨어나
요즘 ‘오마카세’ (お任せ) 형식의 일식당이 성업 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오마카세'는 '맡긴다'라는 뜻의 일본어이며 일식집에서 대접받을 메뉴의 종류 및 그 요리 방식을 셰프에게 모두 맡기는 형식의 식당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런 식당의 메뉴는 셰프의 마음대로 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작과 끝은 대개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일본식 계란찜인 차완무시로 가볍게 시작하고 중간에 사시미, 초밥, 조림 등 본격적인 일본요리가 제공되고 마지막으로는 가볍게 가락국수이나 녹 차즈케, 조스이(죽)등이 나오고 마무리하게 됩니다. 오늘은 부드럽고
설명이 미흡하였던 치료에 대한 항의가 심한 사례 치주치료를 하던 환자에게 만일 치아에 시린 증상이 지속되면 신경치료를 하기로 했다. 치료 한 달 정도 후 환자는 14번 치아의 이상을 호소하며 내원했고, 진찰 결과 15번 치아의 치수가 괴사 되어 신경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한 후 신경치료를 시작했다.그런데 환자는 귀가 후에 14번 치아를 치료하지 않고, 생니(15번 치아)를 치료했다며 이에 대한 항의와 14번, 15번 치료비용을 모두 환불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정확하게 몇 번 치아를 치료한다
행운과 불행은 삶의 자세에 따라 엇갈린다.등에 무거운 집을 지고 다니는 달팽이와 아름다운 노래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꾀꼬리가 있었다.둘은 포도나무의 달콤한 포도를 따먹는 방법을 두고 이야기를 했다. 꾀꼬리는 마당의 포도나무가 이제 겨우 푸른 잎이 나기 시작할 뿐인데 포도나무를 기어오르는 달팽이가 미련해 보였다. 그리고 “포도가 익으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벌써부터 올라가다니?”하며 비웃었다.그러나 달팽이는 포도를 따먹는 방법을 알았다. 자신이 도착했을 때쯤이면 포도가 익어 있다는 사실을.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달렸고 일생의 계획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