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도덕 판단이 일차적으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판단이라는 말씀까지 하셨어요. 오늘은 “도덕적 갈등” 열일곱 번째 시간입니다. 샘: 그렇죠. 그런데 도덕적 행위자로서 우리는 굉장히 어려운 세계에 살고 있어요. 강: 무슨 뜻인가요? 샘: 타인들의 행동을 뜻한다고 짐작할 수도 있는데 그런 뜻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요. 강: 원하는 대로 살 수 없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군요. 샘: 고통을 줄이는 일과 생명을 연장하는 일이 상충하지 않는 세계는 개념적으로는 전혀 모
강: “도덕적 갈등” 열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양립 불가능한 선택 사이에 선 의사의 갈등사례를 활용해서 철학에 답 없다는 결론을 내린 매킨타이어를 본격적으로 논박하실 건가요? 샘: 난 그 도덕적 곤경을 달리 보려고 해요. 사실 도덕원칙들 사이에 갈등이 없지 않죠.강: 예, 상황에 따라서 원칙들이 상충하기도 하니까요. 샘: 그렇죠.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생명을 구하는 일에서 통증이 수반될 수 있고 자율성을 보호하려면 효율성을 희생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원칙끼리 갈등한다고 해서 딜레마가 되지는 않아요. 강:
강: “도덕적 갈등” 열다섯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번에는 도덕적 갈등에 대한 답을 철학에서 찾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면서 매킨타이어가 제시한 양립불가능한 논증을 살펴봤어요.샘: 그는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선택권을 주장하는 그 논증들 사이에서는 도무지 답을 찾을 수가 없다고 했고 그 이유를 나름대로 설명해보려고 했죠. 강: 이런 예를 보여주면서 철학엔 답이 없으니 의사들에게 철학에 기대지 말라고 하는 매킨타이어의 주장을 선생님은 받아들일 수 없으신 거죠? 샘: 그렇습니다! 강: 그렇지만 매킨타이어가 이런 주장을 하게 된 연유는 이해
강: “도덕적 갈등” 열네 번째 시간입니다. 도덕이 따로 없다는 철학적 주장 중에서 대표적인 정의주의부터 보기로 했는데요. 샘: 그랬죠. 매킨타이어는 내가 인용한 에서 정의주의(정서주의, emotivism)는 도덕적 판단은 결국 개인의 선호이라는 주장인데 이것에 대해 도덕철학은 성공적으로 저항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강: 예, 그래서요, 선생님, 계속 말씀하세요.샘: 분석적인 도덕철학자들이 저항을 해 본다고 하고 있지만 그들이 말하는 정당화라는 것도 결국 더 이상 정당화의 근거가 없는 선택일 뿐이라고 하
강: “도덕적 갈등” 열세 번째 시간입니다. 매킨타이어의 (After Virtue(1981))을 인용하셨던데요 선생님!샘: 워낙 파격적인 주장이기도 하지만 논증은 한 번 볼 필요가 있어요. 강: 괜히 그리 쏠릴까 두려워서 안 보면 안 되나요? 하하. 하여간 선생님, 도덕적 갈등의 해결에는 알고리듬도 도덕 규칙도 도움이 안 된다는 선생님 주장과 그 분 주장이 어떻게 관련되는지 궁금해요. 샘: 그 분 주장이 아주 비관적이긴 하지만 강 선생이 “두렵다”는 표현까지 쓸 것은 없어요. 강: 그건 왜 그렇죠? 도덕적 갈등의 해결
강: “도덕적 갈등” 열두 번째 시간이에요. 도덕 알고리듬은 의존할 것이 못 되는 이유를 설명해주셨는데 그렇다면 도덕규칙은 어떤가를 살펴보자고 하셨어요. 샘: 그랬습니다. 라는 도덕규칙을 보고 있었지요. 강: 예. 도덕규칙의 본질이 ‘정당한 이유가 없이는’이라는 조건, 즉 정당화에 있다고 하셨어요. 샘: 이 규칙만 봐도 결국은 정당화 가능한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라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금지규칙이니까요. 강: 예. 그렇다면 도덕적 갈등 상황에서 알고리듬 대신에 도덕규칙에 의존하는 것이 어떻다는 말씀이
강: “도덕적 갈등” 열한 번째 시간이에요. 저번엔 도덕적 갈등상황에서 우리 대신 결정을 내려줄 알고리듬을 개발해도 판단할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샘: 그랬죠. 도덕적 의사결정은 컴퓨터로 해결할 수 없다고 했죠. 강: 그래도 의사들이 경험한 도덕적 딜레마 사례들을 자료로 잘 모아두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의사가 참조해서 도움을 받을 수는 있겠죠? 일일이 다 기억할 순 없으니까요. 샘: 그래도 결정상황에 직면해서 그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무장이 잘 되게 해줄 뿐이지 문제를 회피하고 컴퓨터에 의존한다고 해
강: “도덕적 갈등” 열 번째 시간이에요. 교수님이 만났던 공대출신 의대생이 알고리듬을 만들어서 도덕적 갈등을 벗어날 수 있게 하겠다는 그 프로젝트에 대해 했어요. 샘: 어떤 갈등상황에서 알고리듬을 돌려서 해결책을 뽑아내려면 그 이전에 유사한 사례들이 들어가야 하고 그 사례들을 도덕적으로 유의미한 방식으로 검토되는 과정에 결과적으로 도출된 해결책까지 정보가 많이 들어가 있으면 될 것 같지만 사실을 그런 생각이 문제 있는 환상이라는 거죠.강: 네에 저는 그냥 뭔가 꺼림칙하기는 해요. 샘: 윤리적 갈등이나 그 갈등에 직면한 사람이 겪는
강: “도덕적 갈등” 아홉 번째 시간이에요. 계속해서 가치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샘: 이걸 생각해보면 될 것 같아요. 우리가 지난번에 가치다원주의 이야기를 했잖아요? 강: 예, 선생님! 샘: 그게 사람들의 집단의 특성인데 그걸 개인의 내면세계의 특성으로 보면 어떻게 될까요? 강: 아하, 그것 참 흥미로운 비유네요! 아니죠, 심리적 사실인가요? 샘: 만약 그렇다면 매듭짓기의 가능성은 확 줄어들겠죠. 강: 예, 당연히요. 한참 전에 논의한 인공정액주입술을 요청하는 레즈비언 사례처럼요. 의사 개인에게서 다양한 가치의 갈등이
강: “도덕적 갈등” 여덟 번째 시간이에요. 가치갈등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눠볼 시간입니다.샘: 그렇죠! 여기서 가치갈등은, 공리주의자의 불확실성이나 롤스진영의 불확실성이 아닙니다.강: 공리주의자의 불확실성이라면, 어느 행동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지를, 미리 확실히 예측할 수가 없다는 말씀이신가요?샘: 그렇습니다. 그건 사실상의 불확실성이죠.강: 예, 경험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의 불확실성이요.샘: 롤스진영의 윤리이론을 적용하고자 할 때에도 불확실성이 있지요. 최저수혜자에게 이익이 될 경우에만 불평등 정책이 정당화되는데, 과연 그
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강 : “도덕적 갈등” 일곱 번째 시간이에요. 가치갈등이 내포된 상황 때문에 의사결정이 어려운 경우에 대해 이야기하실 참이었어요.샘 : 그래요. 그런데 내가 말하는 가치갈등이 어떤 갈등인지가 중요합니다.강 :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가치갈등은 어떤 갈등인데요?샘 : 그보다 우선 공리주의적 의사결정에서 문제가 뭐가 될 것 같아요?강 : 결과주의의 대표적인 이
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강: 지금이 “도덕적 갈등” 여섯 번째 시간인데, 판단에 대해 말씀하시던 중이었어요.샘: 윤리학이 도덕적 의사결정을 돕는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다원주의, 매듭짓기와 판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죠. 강: 예. 지혜들을 찾고 종합해서 참고할 수는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잘” 하지 못할 수 있다. 결국, 그 격차를 좋은 판단이 메꾼다는 말씀을
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강: 이제 7장 “도덕적 갈등” 다섯 번째 시간인데요. 판단이라는 주제가 다원주의와 매듭짓기와 달리 좀 어렵다고 하시면서 설명을 이어가던 중이었어요.샘: 그래요, 책에 갑자기 소네트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고 놀랐다고 했죠.강: 예. 좋은 시조나 소네트를 짓는 게, 작성규칙을 따라서 되는 일은 아니라고 이해했어요.샘: 그래요. 소네트가 얼마나 잘 지어졌는
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강: 이제 7장 “도덕적 갈등” 네 번째 시간인데요. 지난 시간에는 다원주의와 매듭짓기에 대해 설명해주셨고요. 오늘은 판단이라는 주제부터 말씀하실 차례입니다.샘: 그래요. 도덕철학의 목적이 의사결정을 돕는 데에도 있다고 했고, 이 주장을 위해서 지금 가치다원주의와 매듭짓기와 판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중이었죠?강: 예, 선생님. 도덕적 헤게모니와 가치다
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강: 이제 “도덕적 갈등” 세 번째 시간입니다. 7장은 도덕적 의사결정을 더 잘하게 하려는, 도덕철학의 목적에 대해서 다룬다고 하셨어요.샘: 그게 내가 생각하는 도덕철학의 목적 중 하나인데, 그것 때문에 먼저 이야기할 게 있어요.강: 예, 선생님. 다원주의와 매듭짓기와 판단에 대해서 말씀하시려는 거죠?샘: 그래요, 첫째, 가치다원주의는 가치의 성격과 원
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강: 이제 “도덕적 갈등” 두 번째 시간입니다. 샘: 7장은 들어가는 말이 좀 길긴 했죠? 강: 이제 “도덕적 갈등” 두 번째 시간입니다. 샘: 7장은 들어가는 말이 좀 길긴 했죠? 강: 의료와 의료정책에서 도덕적 문제가 해결될 수는 있는 것인지, 어느 정도나 해결이 가능한지, 그리고 도덕철학은 거기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
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강: 오늘부터 7장 “도덕적 갈등”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6장에서는 “가치중립적 의학이 불가능하다는 게 요지였습니다. 법규정도 있고 윤리이론도 있지만, 그것들이 촘촘하지 않아서 내지는 현실문제와 그것들과의 접점을 정할 필요도 있으니까, 의사의 개인적 판단이 불가피한 일들이 임상에는 많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죠, 선생님? 샘: 그래요. 이제 7장으
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강: “가치중립적 의학의 불가능성” 열세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윤리적 의사결정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던 윤리이론들도 행동을 정확히 처방해주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샘: 그랬지요. 결국 의사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더니 도움이 안 되는 답이라고 대꾸했죠, 강선생이! 강: 예, 선생님, 맞아요. 그래도 저는 뭘 생
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강: “가치중립적 의학의 불가능성” 열두 번째 시간입니다. 사례 속의 여성이 요청하는 대로 생식보조술을 해주어야 하는지, 해 주는 게 환자에 대한 의사의 의무인지, 생식보조술은 의학적인 필요가 아니니 의무가 없는 것인지, 등등 논변이 팽팽하게 대립되었었는데요.샘: 그랬죠. 그래서 거기서 더 이상 토론이 진전되지 않을 수도 있죠.강: 예. 일단 공리주의적
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강: “가치중립적 의학의 불가능성” 열한 번째 시간입니다. 어떤 임상의사결정 상황에서 해달라고 요청하는 어떤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윤리적으로 합당한지, 하지 않는 것이 합당한지 판단해야만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윤리이론들이 각기 주목하는 요인이 다르다는 말씀까지 해주셨어요.샘: 그렇죠. 우리가 보았던 요인들을 범주화해보면 1) 아이에게 일어날 결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