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공공정책, 다섯 번째 시간입니다. 형평의 여러 관점을 봤는데요. 어려운 개념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샘: 그게 끝은 아니지만, 형평도 효율처럼 구체화하기 어려운 개념이라는 거죠. 강: 예, 선생님. 빠뜨려선 안 되는 가치인데 현실에 구현하려고 할 때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샘: 그렇죠. 수사나 직관에 기대어서 정책의 형평을 운운하기는 쉽지만. 강: 예. 샘: 자, 이렇게 되면 효율이건 형평이건 잡히지 않는 개념이라는 이야기를 여태 한 형국인데, 이제 더 말할 수 있는 게 뭘까요? 강: 효율은 포기할 수 없고, 형평은 무시할 수
강: 공공정책, 네 번째 시간인데, 형평에 대한 여러 가지 관점을 말씀하실 차례에요. 샘: 그래요. 우선, 형평은 평등이라거나 적어도 평등이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을 이야기했는데, 의료에서는 이게 뭘 의미할까요? 강: 보건의료에서 평등이라는 것이 가질 수 있는 의미 말씀이시죠? 저는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의 평등 정도를 주장하는 입장입니다. 샘: 음, 강 선생 입장은 그렇고,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말이 되는지 좀 봅시다. 우선 동일한 의료비를 개인당 지급해주는 것이 있어요. 이런 평등 어떻게 생각해요? 강: 정해진
강: 공공정책 세 번째 시간입니다. 효율에 대해 말씀하시던 중이었어요. 일단 효율을 이야기하려면 어떤 아웃풋을 목표로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샘: 그렇죠. 병원의 고압산소통과 지역사회 검진사업, 두 가지 중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좋다고 할 수 있을까요? 가능성이 알려지지 않은 감염병으로 인한 위험에 처한 인구 대다수를 보호하기 위해 예방접종사업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이런 질문은 단지 답하기만 어려운 아니고, 불분명하지 않아요? 강: 예. 일단, 전체적인 예산 투입의
강: 공공정책 두 번째 시간인데요. 11장 공공정책에서 효율에 대해 말씀하실 참이었어요. 샘: 그렇죠. 효율과 형평이 자주 떠오르는 개념이라고 했었죠. 우선 말이죠, 효율이란 말을 할 때 물리학이나 공학에서의 용법을 따르는 경향이 있어요. 강: 경영학이나 의사결정론을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바라는 것에 두는 가치와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곱한 값으로 선택을 한다고 하잖아요. 샘: 하하, 그래요? 들어봐요. 효율은 아웃풋을 인풋으로 나눈 값이죠? 효율 1이라는 값은 기계에서는 한계 또는 달성 불가능한 이
강: 이제 공공정책 첫 번째 시간입니다, 선생님. 10장은 생식의료와 관련한 내용인데, 다양한 문제와 쟁점들이 있는데 11장으로 그냥 건너 뛰려고요. 정작 선생님도 체외수정과 인공임신중절만 다루었는데 그건 또 이전에 조금씩 다룬 주제여서요. 샘: 그래요, 그럼. 지금까지 환자와 의사, 개인들의 선택에 관련된 쟁점을 주로 이야기했으니까 정책이야기는 많이 떨어진 주제가 되겠지만, 어때요? 개인의 선택이라고 해서 개인들만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사실? 강: 예, 선생님. 개별 의사와 환자를 중심으로 겹겹이 에워싸는 형국이니까요. 병원은 나
강: 9장 “말기의료”, 열두 번째 시간이에요. 말기의료의 6가지 기능 중에서 나머지 한 가지를 살펴볼 차례입니다. 샘: 그래요, 사망을 진단하고 나서 보호자나 유족, 생존자를 살피는 일이 마지막 기능입니다. 강: 예에. 샘: 남은 사람들의 정서적인 필요를 살피는 일도 의료의 기능이 되어야 합니다. 죽음이 예상되고 죽음이 닥친 상황이 지났으니 심리적 감수성을 더는 억압하지 않아도 되는데 남은 이들의 심정을 살펴야 합니다. 강: 아, 예. 사회와 국가가 그 기능을 인정해 주는 일도 따라야 할 것 같아요. 샘: 그런데 사실은, 남은 사
강: 9장 “말기의료” 열한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엔 말기의료에서 작위 부작위가 도덕적으로 의미 있는 구분인가에 대해, 설령 철학자들의 입장에서 그 구분이 의미 없다고 주장해도, 임상진료를 하는 의사입장에서는 그게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눠봤고요. 샘: 그 생각을 부인하진 않겠어요. 하여간, 삶의 종결과 관련해서는, 자연적인 과정으로 돌아가시게 하는 것과 죽음을 앞당기는 것 사이에서 논란이 많다고 해둡시다. 강: 예, 선생님. 선생님 말씀의 요지는 어디까지나, 말기상태에서 최대한 의료진이 환자와 소통이 잘 되고, 환자의 가
오래된 책 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주)지난호에 이어강: 9장 “말기의료” 열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번 말씀의 요지는 이런 거였죠? 샘: 지금 그걸 부작위와 작위로 규정하고, 둘 사이에
강: 9장 “말기의료” 일곱 번째 시간입니다. 말기의료의 기능이 죽어가고 있음을 판단하고 죽음을 최대한 막아내고 죽음을 앞당기고, 삶을 종결하는 기능, 이렇게 네 가지가 의료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기능이라면 이 외에 의료가 더 신경써야하는 기능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오고 있는데요.샘: 퀴블러 로스의 이라는 책에 대해 말하면서, 말기환자의 “삶”의 문제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러니까, 그들의 필요를 더 잘 알아서 충족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죠!강: 예,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사별하고 남은 사람들의 문제에도 더 잘 신경
강: 9장 “말기의료”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죽음을 막아내는 기술에 가려진 다른 기능에 신경써야한다는 말씀을 하실 차례입니다.샘: 닥터 퀴블러 로스(Dr. Kübler-Ross)가 몸소 보여주었듯이, 말기환자의 삶을 지지하는 일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강: 정신의학자 퀴블러 로스는 말기 환자들의 심리상태와 욕구를 알아야 그들을 제대로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죠?샘: ()이 그 생각의 결실이죠. 삶을 의미 있게 완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바로 어떻게 죽는가라는 문제라는 결론
강: 9장 “말기의료” 네 번째 시간입니다. 죽음 이전에 죽어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짚어보자고 하셨어요.샘: 죽어간다고 할 때 어떤 환자를 생각하게 되나요? 이런 주제로 포럼을 하면 자주 등장하는 말기환자 사례가 있죠? 언제가 될지 확실치 않으나 살날이 얼마 남진 않은 환자입니다. 환자의 상태는 엄청난 통증을 겪을 수도 있고 (그리고 통증이 조절이 되기도 하고 잘 안 되기도 하고) 감각이나 의식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꼭 이렇게 환자가 아닐 수도 있고 고령이 아닐 수도 있어요.강: 예, 선생님. 상해를 입은 경우도 있으니까요.
강: 9장 “말기의료” 세 번째 시간입니다. 신피질이 비가역적으로 손상되어서 의식회복은 불가능하지만 뇌간의 기능은 호흡순환계가 움직일 만큼 살아있는 상태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이런 경우가 바로 죽음을 결정의 문제로 만드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샘: 그런데 어떻게 결정을 해야 할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가 많지만, 한 가지 논란에 대해 말을 꺼내보려고 해요. 여기에서 어떤 상태를 죽음으로 결정하는 문제가 가치의 문제와 얽혀있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강: 예, 선생님. 어떤 논란을 말씀하시려는 건가요?샘: 죽음을 정의하는 문제가
강: 9장 “말기의료” 두 번째 시간입니다.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엔딩으로서의 죽음에 대해 말씀하시던 중입니다.샘: 인생이 나쁘게 끝나는 경우, 좋게 끝나는 경우보다는 덜 행복하다고 생각하기가 쉽죠?강: 예, 아무래도. 그런데 끝이 좋고 나쁜 걸 어떻게 판단하는 건가요?샘: 그러니까요. 어때요? 죽어갈 때 고통이 있었는지 여부나 생전에 바라던 것을 얼마나 이루었는지를 가지고만 판단할 순 없지 않을까요?강: 예, 임종기의 고통과 인생의 성과라면, 예, 선생님. 그것만 갖고 좋은 엔딩 나쁜 엔딩을 말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샘: 인생 전체
강: 9장 “말기의료” 첫 번째 시간입니다. 이 챕터에서는 죽어가는 사람들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 같은 것에 주목하신다고 하셨죠?샘: 그렇습니다. 죽어간다는 것, 죽어가는 사람,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 죽음을 회피하는 것, 다른 이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 등에 대해 적었어요.강: 때이른 죽음과 때늦은 죽음이 있다고 하셨어요.샘: 너무 일찍 올 수도, 늦게 올 수도 있다는 뜻인데, 일단 당사자의 입장에서 그렇습니다.강: 예, 너무 늦은 죽음이라는 게 와 닿지 않아요. 그건 그렇고, 또, 죽음이 다가오는 모습도 다를 수 있다고 하셨고요.샘
강: 8장 “도덕적 갈등, 후기” 네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번에 나눈 이야기 중엔 이런 게 있었어요. 정당화가 완전하게 되지 않아도 좋은 판단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아무리 합리적으로 논쟁해도 해소가 안 되고 남은 여지에 대해서는 계속 궁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 두 가지가 있었어요. 이 두 가지는 새겨 두려고 합니다.샘: 그래요. 다원주의 문화 속에서 여러 가치들이 갈등만 하는 것처럼 보여도, 도덕적인 지침이 될 만한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강: 그래서 도덕 판단의 자원이 되는, 서로 다른 도덕철학의 이
강: 8장 “도덕적 갈등, 후기” 세 번째 시간입니다. 우리의 바램과 그것의 실현가능성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면, 도덕적 갈등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데 대해 이야기했고요.샘: 그렇죠. 이 상황에서 철학은 이 상황에서 해결책을 왜 찾을 수 없는지 알려주는 게 아닙니다. 매킨타이어는 그렇게 주장했지마는요.강: 예, 이 상황에서 합당하게 희망할 수 있는 것, 어디까지는 바랄 수 있는지, 그게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이건 어쩌면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철학의 역할이겠네요. 철학자들은 철학에 대해 자신이 규정하는 개념정의가 있고, 그렇
강: 8장 “도덕적 갈등, 후기” 두 번째 시간입니다. 의료의 전통적 미덕은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었는데, 연명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연명은 가능하지만 예후는 불행한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샘: 그래요. 삶의 가치에 대한 이해도 발전했고요. 이것도 예후가 불행한 연명의료의 가치를 문제 삼게 되는 이유라고 했습니다.강: 예. 그런데, 선천적인 중대한 질병 때문에 극도로 고달픈 삶을 사는 환자를 돌보는 의사는 환자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 하려고 어떤 치료를 하려고 하는 사례인가요? 책에 자세히 쓰지 않으셨더라고요.
강: 8장 “도덕적 갈등, 후기” 첫 번째 시간입니다. 7장에서는 ‘의료현장에서 의사가 겪는 도덕적 갈등에 철학은 아무 도움이 안 되니, 의사들은 철학에 기댈 생각을 말라’고 한 매킨타이어의 주장을 선생님이 반박하시는 걸 살펴봤고요. 이제 그 뒷이야기를 조금 할 차례입니다. 샘: 그래요. 전제 자체에 집중하고 상반되는 두 전제 중에 하나만 택할 수는 없겠다는 사태에 집중하면 길이 안 보이죠.강: 예, 선생님. 그럴 때 어떻게 하라고 하시는 건지 짚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샘: 서로 갈등하는 도덕적 판단의 이면에 있는 이유들에 대해 철
7장 “도덕적 갈등” 열아홉 번째로, 오늘로 7장은 끝이 납니다. 상반되는 전제로 논쟁이 벌어져도 공통의 도덕적 근거를 찾으면 갈등이 해소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시던 중입니다.샘: 그 갈등 해결이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되는 건 아닙니다, 그걸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강: 예, 양쪽 입장에서 인정하는 일반적 원칙에 이르기까지 몇 단계가 필요하다고 하셨는데요.샘: 그렇습니다. 첫째 단계로, 우선 상대방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이유와 전제를 검토해야죠.강: 그렇게 하다보면, 두 입장에 공통적인 근거를 확인할 수도 있는 거죠, 선생님?샘: 그
강: “도덕적 갈등” 열여덟 번째 시간입니다. 우리에게 쓸 만한 도덕적 자원이 없다고 말한 매킨타이어에 반박하고 계시는 중입니다. 샘: 그렇죠. 그러니까 달리 말하면 난 지금 우리가 처한 도덕적 상황에 대해서 매킨타이어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강: 예, 선생님. 각자 자신이 수용하는 도덕적 논증들이 있고 그 논증의 전제들끼리 모순이면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매킨타이어의 말이었고요.이에 대해 선생님은 구체적으로 뭐라고 하실 요량이신가요? 샘: 그 논쟁 상대들이 숙고의 범위를 확장해서도 공통적인 도덕적 근거를 가질 수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