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그리하여 일각에서는 의료인에게 일반 직업인에게 요구되는것 이상의 특별한 윤리를 요구하는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전통적 전문직업주의(professionalism)를 포기하고 일반직업인과 마찬가지로 노동조합 형식의 권익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다.다음 챕터에서는, 이러한 논리를 실천하였던 사례를 중심으로 그 가능성을 점검해 보고 우리 현실에 맞는 대안을 모색해 보도록 한다. 4. 치과전문직 윤리의 근거위와 같은 환경의 변화는 전문주의의 이념을 크게 훼손할 뿐 아니라 전문직으로 인정
얼마전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조정부 회의가 열렸다. 치과 사건이 3건이 있었는데, 3건 모두 치과의사의 과실이 없는 건이었다.그러나, 1건은 신청인이 출석하지 않아서 빨리 종결되었지만, 2건은 조정부 회의에서 조정위원들 사이에서 상당히 고성이 오갔으며, 당일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여기에는 크게 2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조정위원들의 의식 문제이다.조정부의 조정위원은 시민단체 관계자와 대학 교수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 분들 중의 일부가, 상당히 편협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 진다. 이 분들의 기본 전제는,
지난 호에 이어영국은 1948년 전 국민에게 전반적인 무료 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보건서비스 (NH S:National Health Service)가 시작되었고,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의료서비스가 분배되는 미국에서도 건강유지조직(Health Maintenan ce Organization)이 환자를 대신해 치료비를 지불하는 체계가 도입된다.우리나라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료보험이 실시됨으로써 치료비의 일부를 환자가 아닌 제3자가 지불하는 방식이 정착된 지 오래다. 진료비를 지불하는 제3자(영국의 경우는 국가, 미국의 경우는 HMO
지난호에 이어,다. 변화하는 환경아무리 훌륭한 윤리강령이라도 현실적 여건이 그 준수를 담보해 주지 않는다면 실효성이 있을 수 없다. 위에서 논의한 세 가지 의료인윤리 중에서도 특히 전문직윤리는 사회적ㆍ문화적 환경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전문직윤리라는 것이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시대적 상황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화하는 주변여건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 공허한 도덕적 훈계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더군다나 전문직 윤리라는 개념 자체가 서구의 역사적 경험에서 탄생한 것인 만큼 주체적 전문화를 경험하지 못한
지난호에 이어물론, 전문직이 추구하는 가치가 모두 일률적으로 같아야할 필요는 없다. 같은 전문직 집단 안에서도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예컨대, 기독교 의사들의 모임인 누가회의 윤리강령은 의사 전체를 대표하는 대한의사 협회의 윤리강령보다 훨씬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또, 분쟁지역에서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 ‛국경없는 의사회’나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핵전쟁방지를 위한 국제의사회: IPPNW’는 세계의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면서도 훨씬 더 적극 적인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나. 의료인의 윤리: 의료윤리, 생명윤리, 전문직 윤리우리나라에는 의료와 관계된 윤리 문제를 다루는 학회가 둘이나 있다. 하나는 한국의료윤리교육학회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생명 윤리학회이다.전자는 주로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현실적 문제를 다루고, 후자는 의학연구와 그 결과의 적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철학적ㆍ사회적ㆍ윤리적ㆍ문화적 문제들을 주로 다룬다.그 구성원을 보아도 전자는 의사와 간호사가 주축인 반면, 후자는 철학ㆍ사회학ㆍ법학 등 인문사회과학과 의학 및 생명과학 전공자가 고루 섞여있다. 그러나 실제 활동 내용을 보면 인문사회과학자가 주도
지난 호에 이어 ▶최초에는 이발외과의 (barbour-surgeon)의 길드에 속한 기능인이었다가, 외과의사에 편입된 다음, 주체적 노력으로 대학을 설립하고, 스스로 면허를 부여하며, 윤리강령을 제정ㆍ실천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얻어 독립된 전문화의 길을 걸어온 구미의 치과의사가 역사적 경험을 통해 축적한 전문직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면, 한국의 치과의사가 전문직으로서의 직업의식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었다고 할 수 있다.이러한 역사적 경험의 차이는 치과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을 지칭하는 말에까지 그대로 반영
지난호에 이어언론도 국민도 자신들이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으므로 당사자들을 도덕의 잣대로 준엄하게 꾸짖기만 하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2000년도 더 된 옛날에 노예제 사회인 고대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이 선서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따져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준수를 강요하는 것은 어딘가 모순이 있어 보인다.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떤 한 집단에게만 도덕적 탁월성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공정치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2) 공생의 윤리도덕주의적 윤리는 선험적으로 주어진 도덕
지난 호에 이어 ▶첫 번째 주장에서는 현실을 근거로 제도개혁을 이루지 못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두 번째 주장에서는 제도를 근거로 현실적 책무를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결국 현실과 제도의 순환논법을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채 편리한대로 현실과 제도를 핑계거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논리적 모순이 아니라 현실적 개혁의 가능성이며 책임소재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윤리적 의료관계를 확립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열린 토론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한 토론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책임소재가 아니라 주체의식이다.정부나 국민
지난 호에 이어국민들이 그들의 행동을,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이기적 행동으로 보기 때문이다.설사 자신의 행동이 절대 이기적 행동이 아니라고 믿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자기들의 입장을 대중에게 설득하는 데에 실패함으로써 국민건강을 지키는 전문인으로서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바로 이 점이 이번 사태를 윤리적으로 분석해 보아야 할 이유이고 치과의사들이 교훈을 얻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나. 의사들의 입장 : 자유주의적 윤리이상 의료대란의 원인을 개괄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이견이
지난 호에 이어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은 그 파란만장한 역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는 위험의 분산과 소득의 재분배라는 보험의 기본적 목적과는 거리가 먼 기형적인 것이었다. 오히려 소득의 역진을 부추기는 측면이 컸다. 당시 500인 이상의 사업장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안정된 소득원이 보장된 부류이었을텐데, 정작 고용이 불안정하여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전혀 아무런 혜택도 줄 수가 없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보험 대상자에게서 입은 의사의 손실을 보충해 주는 역할마저 해야 했기 때문이다.이러한 불합리한 현상을 몰랐을 리 없는
지난 호에 이어 ▶따라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려는 자세의 전환이 필요하며, 문제의 본질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제3자의 합리적 중재가 긴요하다.이제 의료대란의 원인은 무엇이었으며, 의료대란의 상황에서 언론과 국민의 의사들에 대한 태도는 어떠했고, 그러한 관점에서 취할 것과 버릴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치과의사의 윤리를 확립하는 데 있어 배울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자.가. 의료대란의 원인이 사태는 표면적으로 의약분업이라는 정책을 둘러싼 관련 당사자간의 다툼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2
지난 호에 이어 ▶하지만 일반인이 그들에게 요구하는 기대치는 이러한 객관적 존재조건에 기반을 둔 합리적 수준의 것이기보다는 전통적 가치-醫 術은 仁術이라든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한 사람이라는 등- 를 현실적 상황에 가감 없이 적용하여 얻어진 정서적 판단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윤리 문제에 대한 치과 의사 쪽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윤리의 문제는 가르쳐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도덕성에 호소할 문제라든가, 사회 전체가 자본주의적 가치에 의해 움직이는 데 의료인에게만 이와 동떨어진 윤리의식을 요구하는 것은 무의미하
그러나 치과전문직의 형성과정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글에서 논의한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주로 윤리와 관계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살펴보도록 한다.치과의사가 지켜야 할 윤리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치과의사가 처해 있는 객관적 존재조건과 사회가 그들에게 요구하는 가치에 의존한다. 윤리란 이 둘 사이의 변증법적 종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윤리를 논하기에 앞서 이러한 존재조건과 가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첫째, 치과의사는 고학력의 전문가 집단에 속한다. 학부과정 뿐 아니라 대학원과 전공의 과정, 그리고 각종 전문 강좌에 참
지난 호에 이어 ▶의학적 연구의 성과가 인간의 정체성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의료서비스 시장의 판도에도 중요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의료시장도 WTO 체제 이후 불어 닥친 각종 시장개방 압력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는, 의료기관은 대부분 사적 소유의 형태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급여가 가능한 서비스의 종류와 수가는 국가가 통제하는 기형적 공급형태를 취하고 있다.이로 인해 의료기관은 생사가 걸린 필수적 의료서비스보다는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면서도 큰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당연히 합법적인 진료만 한다. 물론 일부에서는 의료법 위반인 것을 알면서도 진료를 위임하거나 경계를 넘어서는 진료를 한다. 그러나 선량한 치과의사가 합법적인 진료라고 생각하고 했다가,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적 민사적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협회 법제이사의 업무 중 하나는 전국의 경찰, 검찰, 법원에서 오는 의견 조회 공문을 처리하는 일이다. 의견 조회 내용은 거의 대다수가 진료 행위에 있어 불법적인 요소가 있는지 묻는 내용이다. 일년 평균 백 건을 넘어간다. 내용을 보면 명확한 과실이 있는 경우도 있지
지난 호에 이어 ▶이러한 추세는 인문과 교양을 경시한 그간의 교육 제도와 일정한 관계를 갖는다. 의학이든 치의학이든 그것은 사람간의 관계를 그 중심축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때, 전문직은 무한 경쟁의 시대에 시장의 한 모퉁이를 차지한 사업가 이상의 지위를 가지지 못하게 될 것이다. 치과 전문직의 역사와 미래는 마무리된다.치과 전문직은 이제 그 전문직으로서의 사회적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사람 중심 체제로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전환은 자신의 학문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그 출발점으로 하며, 인문 정신의 회복을
전문직 형성 과정에서의 대중의 역할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가 전혀 없는 것 같다. 이것은 전문직화가 몽매한 대중을 계몽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인식되었던 사정을 반영한다.따라서, 전문직화는 돌팔이와 각종 민간 시술업자, 그리고 그러한 서비스의 소비자인 대중을 건강과 의료의 생생한 현장으로부터 소외시키는 과정이었다고 보아도 크게 틀리 말은 아닐 것이다. 이처럼 전문직화는 보건과 의료에 관련된 실재를 규정하고 적용하는 권력의 이동을 의미했다.치과 전문직의 분화는 이러한 권력의 일부를 의과 전문직으로부터 이양 받은 것에 불과했다. 치과전문직이
본지는 수회에 걸쳐 강신익 교수의 치과 전문직의 역사와 미래, 치과의사의 전문직업성과 윤리에 대해 강신익 교수의 플랫폼이라는 코너로 게재할 예정이다. 이 기고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내다보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 주)지난 호에 이어 ▶그렇다면 여기서 전체로서의 사회 또는 공중의 이익은 어떠한 형태로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인가? 또는 치과 전문직의 분화 독립은 과연 전체로서의 사회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었는가? 이 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공중의 이익에 대한 삭스(Saks)의 견해를 들어보자.공중의 이익이라는
그러나 전문직을 사회 전체의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데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보는 구조 기능주의적 시각이나, 일상적이고 자연스런 질병에의 대처 능력을 의료화하여 독점함으로써 일반 대중의 자조 능력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는 문명 비판, 또는 자본의 논리에 종속되는 자본의 하수인으로 보는 정치경제학적 시각 어느 것도 오늘날의 전문직이 직면한 상황을 설명하는 절대적 기준이 되기에는 미흡함이 있다.이에 대해 프라이드슨(Freidson, 1994)은 조심스럽게 전문가주의의 부활을 외친다. 그에 의하면 전문가주의는 자유시장 경